거래의 신, 혼마
절에서 공양미만 축내고 있던 어느 날, 주지스님이 방안에서 하릴없이 굴러다니고 있는 혼마 무네히사를 찾아왔다. 두문불출 방에만 처박혀 있는 그를 보고 스님은 물었다. "자네 누워서 무얼 하고 있나?" 말소리를 듣고 스님이찾아온 것을 알아차린 혼마 무네히사는 꾸물거리며 일어나 앉았다. "그냥 누워 있지요. 달리 할 일도 없잖아요." 의기소침하게 쳐다보는 그를 보고 스님이 손짓을 했다. "이리 와보게. 이리 와 앉아봐." 혼마 무네히사가 엉금엉금기어 방문 밖 마루에 앉자 스님이 말했다. "저기 저 깃발이 보여?" 스님은 손으로 담 너무 펄럭이는 깃발을 가리켰다. "예." "자네는 저 깃발이 왜 흔들린다고 생각하나?" 잠시 생각하던 그가 대답했다. "그야 바람이 불어대니 흔들리는 거지요." "그거 말고 다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