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바나나

J-Sundi 2023. 5. 19. 23:28

과거 바나나 농장에서 일한 적이 있다. 바나나는 일년 내내 열리며 그러기 위해 일년 내내 비가 오는 날씨가 필수다. 

우리가 마트에서 보는 바나나는 팔기 위해 자른 것이며 바나나 나무 하나에 80kg 정도의 바나나 번치가 달린다. 위에서부터 거꾸로 자라며 아래 꽃이 달린다. 

사실 바나나 나무라고 하기 보다는 줄기에 가까운데 수분으로 가득차있어 바나나 번치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쓰러진다. 그래서 줄로 쓰러지지 않도록 묶어줘야 한다. 우리나라도 제주도에서 바나나를 키우는데 기둥을 세우고 하나씩 일정하게 간격을 두어 깔끔하게 키우지만 보통 큰 농장은 기둥을 세울 수가 없다. 모심기하듯 3~4개의 나무를 모아 심는다. 

바나나 나무가 쓰러지면 쓰러진 순간부터 바나나가 노랗게 익기 시작한다. 정말 달고 맛있다. 그래서 보통 한 입 먹고 버린다. 썪기 시작하면 냄새가 나기는 하지만 견딜만하다. 

벌레가 많아 농약을 엄청 많이 친다. 물론 씻기는 하지만 그래도 집에서 바나나를 만지면 반드시 손을 씻는게 좋다.

그리고 바나나 껍질에 물이 옷에 묻으면 안지워진다. 그래서 농장에서 일 할 때는 거의 상그지 꼴로 일했다.

가끔 악어나 왈라비가 찾아온다. 

한 번은 왈라비 새끼가 바나나 기둥을 묶어 놓은 줄에 걸려 못 빠져 나가고 있었다. 어미가 주위를 뱅뱅돌며 어찌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진 한 방 찍어주고 풀어주었다. 캥거루과라 그런지 새끼인데도 힘이 엄청 쎄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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