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52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날씨

과거 4개월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 했을 때가 생각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말그대로 집에서는 잠만자고 아침에 일어나 일을 나가던 기간. 일을 모두 그만두고 지인과 저녁 약속을 잡던 날. 늘 걷던 거리인데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다. 고된 노동 후 차에서 음악을 크게 틀고 시원한 바람 속 선홍빛 노을을 보며 집에 돌아가는 길, 옥상에서 먼 산을 보며 뛰어 내리고 싶을 정도로 구름한 점 없이 맑은 날, 집에서 토독토독 빗물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들을 때, 비오고 난 뒤 이온내 가득한 공기를 들이 마실 때, 초봄 따스한 기온과 함께 봄내음이 느껴질 때, 해가 질무렵 집에서 밖을 나오면 선선한 바람과 함께 맑은 하늘을 보며 행복함을 느낀다.

잡설 2023.05.09

환경운동

난 우리동네 커피점에 갈 때는 항상 다회용(reusable)컵을 들고 다닌다. 다회용컵을 사용하면 10% 할인도 받는다. 물론 할인받기위해 사용하는 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환경운동을 실천하다보니 할인을 받는거다. 매일 커피를 마시는 것도 아니고 우리동네 커피점에서만 커피를 사먹는 것도 아닌데 벌써 할인받은 횟수만 30번이 넘는다. 또한 마트갈 때 장바구니를 항상 지참한다. 필요할 때 챙길려면 잊어버리기 때문에 아예 차에 한두개씩 갖고 다닌다. 심지어 편의점 갈 때도 비닐봉투를 안 받는다. 그냥 손으로 들고온다. 지금은 다이어트때문에 많이 줄였지만 예전에는 팔에 한가득 샀기때문에 편의점 직원이 봉투 그냥 드릴테니 가져가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극구 사양하며 어떻게든 손으로 들고 왔다. 그렇게..

잡설 2023.05.06

감사하는 마음 갖기

며 칠 전에 프랜차이점이긴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가게가 없어졌다. 빠르게 기억나는 곳만 다섯군데다. 책 읽다 보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사실 예전에는 공감도 전혀 안됐었고 감사하는 마음이 우러나와야지 앵무새처럼 감사만한다고 되나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그런데 우리 동네에 내가 좋아하고 자주가는 가게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면서 어느샌가 물건을 사거나 밥을 먹고 나올 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혹은 '감사합니다'하고 꼭 인사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냥하는 인사가 아니라 진심으로 하는 인사이다. 오늘도 여기서 장사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의미다. 덕분에 내가 원하는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내가 원하는 물건을 사게 해주셔서 고맙다는 뜻이다. 또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앞으로 계속 먹고 싶으..

잡설 2023.05.04

소비

과거에는 커피값이 그렇게 아까웠다. 식당가면 맛있는 인스턴트 커피 공짜로 주는데 밥 값과 맞먹는 커피를 사먹는 자체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한 때는 된장녀의 상징이 스타벅스커피를 손에 들고 다니는 사치녀였지 않은가? 요새는 아저씨도 스벅커피를 마신다. 나도 커피 취향이란게 생겼다. 남들이 마셔서 마시는게 아니라 내가 좋아하고 커피를 사먹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무조건 가격부터 봤지만 지금은 맛이 있을까 없을까만 고민한다. 과거의 내 소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싼 것이었다. 그래서 마트도 이거 싼데는 여기 저거 싼데는 저기 가고 그랬다. 가장 싸고 완벽한 것을 사기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 고민했다면 지금은 가장 적절한 것이다. 갑자기 싼 것이 싫어졌다거나 전혀 신경쓰지 않는..

잡설 2023.04.29

절약

절약을 어떻게 해야할까? 무조건 아끼기만 해야할까? 아껴야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많은 시간을 사용해 처절하게 아끼는 건 시간낭비다. 예를 들어, 무료 음식을 나눠준다고해서 한시간동안 줄을서서 기다리는 건 시간낭비다. 물론 그 음식이 매우 특별하고 나에게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그럴 수도 있지만 나중에 먹을 수도 있는데 단지 빨리 먹어보고 싶어서 그렇게 서있는 것이 시간낭비다.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하든가 줄을 대신해서 서줄 알바를 쓰던가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절약은 필요하지 않은 지출을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잡설 2023.04.22

저염식이 위험하다?

요즘에는 고혈압이 올 수 있으니 저염식을 하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잘못된 상식이라는 유튜브를 봤다. 유튜브에서는 전세계 183개국의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률(2016년도)을 보면 인구 10만명당 일본은 30.62명으로 181위, 프랑스는 30.17명으로 182위, 한국이 27.8명 183위로 제일 낮다. 1944년에 의사 켐프너(Walter Kempner)는 소금이란거는 전혀 들어가지 않은 맹물에 밥을 말아 먹이고, 과일도 아주 적게 먹이고, 물도 마음대로 먹지 모하게 하는 초강수 식이요법인 '쌀 다이어트'를 시도했으나 결과가 신통치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산부인과나 식품회사 홈페이지에서도 고혈압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 기름진 음식과 잦은 술 문화, 그리고..

잡설 2023.04.19

한자성어/고사성어

TV나 라디오에서 조금 학식이 있으신 분들이 한자성어/고사성어를 종종쓰는데 문맥속에서 그 의미를 대강은 유추하지만 자세히 뜯어볼라치면 학창시절 배운거 같기는 하지만 정확히 무슨 뜻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철치부심'이나 '와신상담' 같은 경우 같이 거론되는 성어인데 정확한 뜻은 모르겠으나 대충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복수의 칼날을 간다'는 의미로 알고 있었다. 정확한 뜻을 찾아보니 '철치부심'은 '몹시 분하여 이를 갈며 속을 썩임', '와신상담'은 '불편한 섶에 몸을 눕히고 쓸개를 맛본다'는 뜻으로 '원수를 갚거나 마음먹은 일을 이루기 위해서 온갖 어려움과 괴로움을 참고 견디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의미를 찾다보니 이러한 성어의 유래가 궁금해졌다. 사전을 보면 '한자성어는..

잡설 2023.04.12

우리는 익숙한 것에 편안함을 느낀다

여행을 가게되면 아무리 재미난 여행이라도 이것저것 신경쓸게 많다. 내가 늘 생활하던 환경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 잠시나마 적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동하는 동안에도 체력을 소비하기 때문에 집에 돌아왔을 때는 재밌었지만 우리집이 최고다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 만난 낯선이는 이성끼리 첫눈에 반하지 않는 이상 보통은 불편하다. 하지만 매일보다보면 처음의 낯설음은 사라진다. 우리가 평소에 어려워하던 영어도 아랍어, 태국어, 미얀마어, 인도어 사이에 있으면 그렇게 반갑고 편안할 수가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오랫동안 살아온 고향을 찾으면 편안함을 느낀다. 물론 예외도 있다. 군대, 학교, 직장... 마음이 편안하면서 익숙한 것이라야 겠다. 고된노동 후에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이불을 덮고 있노라면 아...

잡설 2023.04.09

셔터를 내리다?

과거에는 자영업하는 사람들이 하루 영업이 끝나면 셔터를 내리고 자물쇠로 잠그고 다녔다. 옛날에는 CCTV도 없었고 블랙박스도 없어서인지 가게 유리창을 부수고 안에 물건을 털어가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지금 시대에도 털어가는데... ex-도둑을 홀린 빵집) 어렸을 때 부모님께서 가게를 하나 운영했었는데 셔터를 내렸음에도 가게가 털렸었다. 언제부터인가 셔터를 내리는 가게들이 잘 안보인다. 대로변에 있는 가게들은 거의 못본거 같다. CCTV, 블랙박스, 폰 등 워낙 감시장치들도 많고 남의 것을 훔칠만큼 먹고 사는게 어렵지도 않아서인지 셔터가 대부분 사라졌다. 그래서 지금은 '셔터를 내린다'고 하면 폐업의 의미가 크다.

잡설 2023.04.08

결핍에서 오는 갈망

예전에 하루에 16시간씩 일하고 그럴때는 틈나는 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고 그랬다. 그러면서 주말에 꼭 책을 풀로 읽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가도 막상 주말이 되면 그닥 책읽고 싶은 마음이 안 생긴다. 돈도 마찬가지로 돈이 없을땐 이것도 사고 싶고 저것도 사고 싶고 하다가 막상 돈이 많이 생기니 딱히 사고 싶은 생각이 안든다. 디아블로2 게임할때도 액트3에서 맵 돌아다니는게 짜증나서 맵핵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맵핵이 있어서 지도가 다 보이면 재미가 없다. 이 청개구리 같은 내 마음. 나만 그런가?

잡설 2023.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