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길보드 차트와 셀프 앨범제작

J-Sundi 2023. 6. 16. 23:10

과거에는 길보드 차트라는게 있었다. 인터넷, mp3가 없던 시절 카세트 테이프를 제조하는 공장이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하지못해 불법복제테이프가 판을 쳤다. 정품을 사고 싶어도 한참 기다려서 사야하기때문에 그 주위에서 리어카에 복제품을 잔뜩 실고 판매하는 데서 구입하는 것이다. 물론 가격차이도 많이 났다. 복제품이 1,000원이면 정품은 4,500 ~ 5,000원 정도 했다. 지금으로 치자면 정확하진 않지만 50,000원 정도의 느낌? 불법복제테잎 판매대에 잘팔리는 앨범을 순위를 빌보드에 적어 발표하기도 했기에 우리는 그것을 길보드 차트라고 불렀다. 저작권이라는 인식도 없었기 때문에 TV에서도 리어카 음반 순위를 발표했을 정도로 많은 불법복제테잎이 팔렸고 하나의 인기 지표가 됐었다. 그래서 길거리를 지나가다 많이 들리는 음악이 보통 그 시대에 가장 잘나가는 노래였다. 그래서 어떤 제작사에서는 불법테잎제작사에게 해당가수의 노래를 틀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한다. 

리어카 음반 판매의 길보드 차트

 

또한 잘나가는 노래들을 모아 믹스테잎으로 만들어 팔기도 했다. 잘나가는 가수들의 베스트앨범 같은 느낌이다. 복제품 제조사에서는 잘나가는 노래를 이리저리 섞어 여러 버전으로 판매한다. 나 역시 한 두곡 빼고는 내가 좋아하는 노래들로만 구성이되야 구매했기 때문에 선곡센스가 좋아야했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앨범이 없을 경우 직접 만들기도 했다. 

우선 다이소의 원조격인 천냥백화점에서 공테잎을 산다. 공테잎은 60분짜리와 90분짜리가 있었는데 나는 90분짜리를 선호했다. 카세트 테잎에는 복사를 방지하는 장치가 있었다. 

공테이프 복사 방지 장치

위 빨간색 동그라미 부분을 없애면 복사가 안된다. 그래서 우선 저 상태로 카세트로 라디오를 듣다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재빨리 녹음버튼을 눌러 노래를 녹음하면 된다. 중간에 노래가 끊기거나 DJ가 멘트를 치는 경우가 있어 여러번 시도해야 하나를 만들 수 있다. 잘 만든 믹스테잎이 있다면 친구들이 복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 다른 노래로 녹음을 하고 싶다면 위 빨간색 동그라미에 테이프를 붙여 막은 다음 다시 복사를 하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