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더 해빙

J-Sundi 2023. 4. 26. 20:08

처음 한글로 된 책 제목을 듣고 기후온난화관련 책인가라고 생각했다. 영어로 'The having'이다. 홍주연 기자와 이서윤 작가가 같이 집필했다. 책에서는 홍주연 기자 시점으로 이서윤 작가를 만나 홍주연 기자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식으로 나온다.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처럼 약간의 각색이 들어가 있지 않을까한다. 

내가 느끼기에 이 책은 시크릿의 한국버전이라 생각한다. 처음 시크릿 책을 읽었을 때 '이게 무슨 개소리지?'라고 생각했다. 아마 이 책도 한 10년 전에 읽었다면 그러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한 챕터, 한 챕터 공감가는 내용이 참 많았다. 

난 어려서부터 단 한푼이라도 아껴야 한다는 교육을 받으면 자라왔기에 당연히 마트마다 10원 단위까지 비교하며 살았다. 명수 형이 얘기했던 '티끌 모아 티끌이다'라는 명언을 코웃음쳤었다. 사실 어렸을 때는 수입은 극히 한정돼 있기에 극도로 아끼는 것이 맞다. 물론 어려서부터 돈을 벌면 좋겠지만 보통은 쉽지 않기에 수입은 용돈이나 세뱃돈이 될 것이다. 한정된 돈으로 많은 것을 즐기기에는 아껴야하고 참아야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경제활동을 하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같은 시간대비 효율을 따지기 시작한 것이다. 인터넷에서 물건을 살 때도 백원, 천원 아끼자고 어디 가입하고 몇 십분을 소비하느니 그냥 회원가입된 사이트에서 사서 시간을 아끼는 게 더 이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A물건은 xx마트를 가야 싸고 B물건은 oo마트를 가야 싸니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하느니 조금 비싸도 한 곳에서 빨리 사서 집에 오는게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남들과 비교를 하고 그것에 스트레스를 받았었다. 그러다보니 스스로 위축되고 감사한 것에 인색해지고 기부금을 내는 것을 아까워했다. 무조건 한푼이라도 아껴야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시작은 해외에 잠깐 있으면서 부터 인것 같다. 내가 무엇을 하든 내가 옷을 어떻게 입든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고 내가 해야할 일에 대해서만 생각하다보니 남들보다는 나에 대해 집중하게 된 계기였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만난 친구(지금은 베프가된)도 나랑 성격이 반대라는 점에서 매우 배울점이 많다. 나쁜 일도 매우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풀어 낸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에 감정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일도 감정이 매우 크게 기여하며 우리가 무언가를 기억하는 것도 감정에 좌지우지된다. 심지어 시간의 흐름도 내 감정에 따라 천천이 간다고 느낄 수도 있고 빨리 간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 때의 감정에 따라 어떤 작은 사건이 별거 일수도 별거가 아닐 수도 있다. 감정이 주는 긍정적 에너지가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게 만들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안하게 만들며 내가 할 것에 더욱 더 집중하게 해주며 지속가능하게 해준다.

조금씩 내 안의 변화를 느끼던 것들이 책에 고스란히 적혀있어 놀랐다(심지어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종교적인 문구를 양자역학으로 해석하고 있었는데 그 내용까지 책에 담겨 있었다). 그래서 어쩌면 내가 특별한게 아니라 우리가 나이를 먹으며 지혜를 얻고 변화하며 느끼는 공통적인 사항이 아닌가 한다.

 

'독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춤추면 코끼리도 춤춘다  (0) 2023.05.01
레버리지  (1) 2023.04.30
THE ONE THING  (0) 2023.04.03
혁명의 팡파르  (0) 2023.03.27
진화의 가능성은 이전 진화의 제약을 받는다  (0) 2023.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