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기찻길 아래에 버스 두대 정도 넓이의 공터가 있다. 차가 많이 왔다갔다해서 풀도 자라지 않는 흙으로 된 땅이다. 얼마전 날씨가 잠깐 따뜻했을 때 잡초들이 속속 올라왔다. 참 신기했다. 작년 내내 아무것도 나지 않았는데 날씨가 따뜻해지니 이 시기를 놓칠세라 잡초가 싹을 틔웠다. 잡초는 매우 보수적이고 영리한 식물이라고 했다. 땅속에서 자기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기까지 끈기있게 기다린다고 했다. 그렇게 기다리다 날씨가 따뜻해지자 땅위로 올라온 것이다. 1년을 넘게 기다렸다는 것이다. 내 계좌에 예수금은 만원 이하 단위다. 현금을 잠시도 보유하지 않는다. 현금을 보유하려 노력은 하지만 그것이 쉬이 되진 않는다.갖고 있기는 잘 갖고 있다. 잔바람에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다만 잡초처럼 어..